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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공짜는 없다

파이어족

by 과객님 2023. 11. 17.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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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귀가 따갑도록 집에서 들은 이야기다. 세상에 공짜는 없고, 어떤 식으로든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고 했다. 그래서 공짜를 바라지도 말고, 받지도 말라고 신신 당부하셨다.

 

오랜만에 연락이 온 지인이 있었다. 연신 인사를 하고, 살갑게 근황을 확인한다. 헤어진 지 몇 주 되지 않았는데 회사 앞으로 점심을 먹으러도 오고, 저녁에 술도 한 잔씩 한다.

서로 돌아가면서 계산하면 좋을 테인데, 자꾸만 본인이 계산을 모두 하려고 한다. 금액이 작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산을 하고 싶어 하길래, 조금은 부담스러워졌다. 어느 시점부터는 회사 근처라는 핑계로 내가 대부분 계산했고, 연락이 뜸해지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그 지인의 소식을 들은 건, 지인의 지인과의 술자리였다. 근황이 궁금했다. 잘 지내고 있다고 하고, 요즘은 회사 근처로 자주 온다고 했다. 병원 치료 때문에 근처에 자주 오고, 지나가다가도 들린다고 했다. 저녁에 종종 술자리도 같이 하는데, 맛나고 비싼 것을 자주 사줘서 기분이 너무 좋다고 했다.

수년 뒤 오랜만에 술자리를 함께 했을 때 이런저런 근황 얘기를 나눴다. 그 사람의 소식도 물어봤었는데 얼굴 표정이 좋지 않았다. 보험을 가입했다고 한다. 한두 개가 아니었다.

거의 10개 가까운 보험을 가입했고, 몇 개는 현재 마이너스라고 한다. 무슨 보험이길래 그렇게 마이너스냐고 물었더니 본인도 정확히 모르겠단다. 해지하려고 연락을 계속했는데, 최근에는 회사를 그만두어서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술병이 늘어갔다. 쓰디쓴 소주를 마시면서 화제를 돌리기 위해서 무진장 애쓴 기억이 난다. 그날 술자리는 내가 계산했던 듯하다.

”이유가 없는 공짜밥에는 항상 대가가 따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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