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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고립형 인간

파이어족

by 과객님 2023. 9. 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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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상 청춘을 다 바친 회사에서 퇴직 아닌 퇴직을 한지 이제 2년이 넘어간다.

퇴직을 먼저 하신 선배님들의 공통적인 얘기를 회상해 보면,

"퇴직 후에는 연락 오는 사람이 1도 없다"

"끈 떨어지면 끝이다."

"인맥관리도 회사 다닐 때뿐이다"

"연락이 없으니 너무 불안하고 외롭다"

"명함이 없으니 자존감이 너무 많이 떨어진다"

....

이러한 내용들이었다.

퇴직하기 전 필자도 많은 걱정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무엇보다 외로움이 가장 큰 고민이었던 것 같다.

그도 그런 것이 매일매일 함께 하던 술자리,

수시로 물어보던 서로의 안부,

힘들 때마다 달려와 주던 전우들...

그때는 정말 하나도 외롭지 않았고 든든했었다.

세상에 나만큼 운이 좋고 행복한 사람이 있겠냐라는 생각도 했었다.

사실 그건 지금 생각해도 맞는 거 같다. 여하튼,

지금은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잘 모른다.

 

그냥 모르는 것이 아니라 서로 진득한 관심이 없다.

일할 때야 관심사와 주제가 동일했으니 서로 필요를 했고,

지금은 공통의 주제가 사라졌으니 만날 명분이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지식의 비대칭이 심해졌다.

어디서부터 얘기를 시작해야 할지도 사실 난감하다.

어색한 시간이 점점 늘어가면서, 카톡의 횟수가 드문 드문 해져 간다.

자존감이 많이 내려가고 점점 외로워져 갔다.

새벽부터 울리던 카톡 메시지는 이제 0개이다.

오후 4시경부터 술 먹자고 연락 오던 친구는 더 이상 찾지 않는다.

술 먹다가 우리 자리로 넘어오겠다던 밤 10시의 그 선배도 뜸해졌다.

내게 도움이 필요하다며 연락 오던 그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없다.

이사회도 참석할 일이 없고, 더 이상 서초동에도 가지 않는다.

매년 2만 Km 주행하던 그 차량은 이제 한 달에 한 번도 주유하지 않게 되었다.

앞만 보고 달려가던 그 20년이 이젠 아주 먼 과거가 되어 버렸다.

나는 누군가? 지금 여기는 어디인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는 누군가? 지금 여기는 어디인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더 이상 필자는 적극적인 사회적인 동물이 아니다.

인맥의 너비보다는 소극적이고 깊은 인간관계가 적합해졌으며,

세상의 역동적인 흐름보다는 내 몸 안에 미세한 세포의 움직임에 더 관심을 가지고,

전쟁터의 전우보다는 가족 및 가장 친한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는 퇴직자 및 자유인이고, 하루의 반을 운동을 하며, 혼술과 혼밥이 일상이다.

경제적인 활동은 꼭 하루에 8시간을 채우지 않으니,

수입은 과거에 비례하여 보잘것없는 수준이다.

 

자발적 고립형 인간

나는 지금 자발적 고립형 인간이다.

시작은 누구나 그렇겠지만 자발적이 아닌 고립형 인간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래서 나는 일주일 스케줄을 직접 결정하고 있다.

운동하고, 단백질을 섭취하고, 경제활동을 하고, 누군가를 만나고, 여행 가고,,

이제는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지 않는다.

만날 사람이 있으면 찾아가고, 만날 이유가 없으면 연락이 오더라도 만나지 않는다.

그 시간에 내 몸속에 세포들을 만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사실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 중 연락 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2년 전에 그 걱정들이 나에게만큼은 기우였다.

지금 나는 내 소중한 내 시간을 온전히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나는 매우 행복하다.

https://blog.naver.com/bluelinux/222920404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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