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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의 체력 - 밤을 새워 에너지를 쏟아본 사람이 무엇이든 해내더라

파이어족

by 과객님 2024. 1. 8.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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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새워 해본 것은 술과 게임이다. 대학교 때 밤새도록 술 먹고 수업에 들어가도 쌩쌩했다. 체력에는 자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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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친구와 PC방에 가서 일요일 밤에 나와서 집에 온 적도 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그때는 그게 유일한 낙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고, 나의 열정을 쏟아붓기에 최적의 대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해외여행을 떠나는 친구들이 꽤 있었다. 휴가를 붙여서 사용하거나 회사를 옮기면서 생기는 시간을 활용하는 게 일반적이었던 듯하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을 때이므로 야간열차에서 숙식을 하고, 식사도 느긋하게 먹기는 힘들었었다. 타이트한 일정으로 가게 되니 더더욱 그랬으리라.

짧지 않은 일정 동안 최대한의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서 계획을 수개월 동안 수립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더 좋은 정보가 있으면 수정하고, 가격이 더 합리적인 숙소가 있으면 경로를 변경한다.


 

고등학교 때 전교 1등과 짝이 된 적이 있는데, 그 친구가 종종 쉬는 시간마다 일정표를 수정하고 있었다. 뭐냐고 물어보니 대학교 합격 후 해외 배낭여행을 갈 예정이며, 그 스케줄이라는 것이다. 여행 스케줄을 머 이리 일찍 준비하냐며 말하고 말았는데, 지나고 보니 그래야만 했던 것이었다.

해외여행을 가던,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하던 어떻게든 미션을 완료하는데 익숙해져 있는 느낌이었다. 그것도 최대한 합리적으로 하면 더 좋다. 최대한 효율적으로 완료하기 위해서 미리 에너지를 분산시키고 축적하는 것이다.

오후에 간식을 사기 위해서 사다리를 그리자면, 확률을 최대한 계산해서 공평하게 대입하는 수학과를 졸업한 그도 그랬다. 누가 보면 단순한 사다리이겠지만, 그에게는 그날의 최고의 업적일 수도 있고, 또 다른 미션일 수도 있다. 최대한 균등한 확률에 근접했을 때 그의 만족도는 최고조에 올랐으리라.

당시 나는 해외여행이라고는 가본 적이 없었다. 해외여행은 고사하고, 국내여행도 제대로 가본 적이 없다. 경주에 가서 커피 한 잔 먹고 오는 것과 일정을 제대로 짜서 다니는 여행과는 거리가 있었다.

당시 필자에게는 모든 것이 그랬다. 친구와 보내는 하루의 일정도, 이번 주 주말의 콘텐츠도, 올해 계획도 없고, 내년 계획도 없었다. 그저 하루하루 흘러가는 데에 나를 맡겼고, 내 인생도 그렇게 차곡차곡 지나갔다.


누구에게나 1년 365일 중에 중요한 날이 며칠 있다고 한다. 그 며칠을 위해서 지루하고 힘들지만 나머지 날짜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가치 있는 무언가를 위해서 준비하고 계획하고 쏟아붓는다면 적어도 그해는 의미 있지 않을까? 그때는 이런 생각을 왜 하지 못했을까?

운동을 할 수도 있고, 일을 정말 제대로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자격증을 따거나 학위를 준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내가 매일 술 먹고 신세한탄을 하고 있었을 때 그 명문대 친구들은 영어를 배우고, 신기술을 습득하고, 정보를 습득하며 차곡차곡 변화에 대비하고 있었으리라. 나도 찾았어야 했다. 내 에너지를 제대로 써볼 곳을 말이다.

”그들이 공부할 때, 나도 무언가라도 해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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