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평일 점심은 혼자서 해결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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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초기 때에는 분식류, 라면, 김밥, 편의점 도시락 등 간단하게 먹거나 혼자 가도 크게 부담 없는 곳을 자주 갔었다. 하지만 지금은 웬만한 식당은 혼자서도 갈 만큼 익숙해졌는데 가장 많이 가는 곳이 동네 한식 뷔페이다. 일종의 셀프 백반집인데 가격은 7,500원이다. 인근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가고 나처럼 혼자서 오는 분들도 꽤 많다.
식당도 매우 넓어서 크게 신경 안 쓰이고 먹고 싶은 메뉴를 덜어서 항상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식사 후 식당 앞 테라스에서 마시는 믹스 커피도 매우 맛있게 마시고 있다. 루틴이 하나 생겼는데, 그곳에서 밀렸던 전화들을 몰아서 할 때가 있다. 만남 일정을 잡을 때도 있고, 보고 싶고 생각나는 친구들의 안부를 묻기도 한다.
사실 직장인 시절때는 식판 밥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내가 셀프로 갖다 먹어야 하고 무슨 밥 공장 같아서, 그래서 좋아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자주 간다. 직장인도 많고 일하는 아저씨, 지나가는 사람들, 나같이 프리 한 사람도 많고. 지나고 보니 장소가 문제가 아니었다. 햇빛이 들어와서 쾌적하고, 식단도 다양하고 영양소가 골고루 배합되어 있어서 건강에 좋다.
맛있고 혼자 먹으니 시간 조절해가면서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어도 되고, 심지어 식후에 먹는 믹스커피도 향기롭다. 장소보다 나의 마음과 나에게 주어진 시간의 의미가 더 중요한 듯 하다.
회사 다닐 때에는 퇴근 후 항상 술이 생각났었는데 최근 운동 후에는 고기가 먼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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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심하게 한날은 몸에서 고기를 많이 원하는데 그날은 고깃집 들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주방에서 구워서 주는 집은 그래도 괜찮지만 숯불을 넣는 고깃집에서는 혼자 가면 아무래도 공수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2인분 이상 먹을 수 있는 고깃집들을 주로 방문하고 있다. 그리고 퇴직 후 식성도 바뀌었다. 회사 다닐 때에는 술을 정말 좋아하는 줄 알고 매일매일 마셨다. 실제로 맛있었다.
실제로 몸에서 고기를 원하고, 술은 크게 생각나지 않는다. 최근 어쩔 수 없이 술을 먹게 되는 날에는 가끔 너무 써서 이 맛없는 술을 무슨 맛으로 먹었지?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고깃집에 혼자 앉아서 눈꽃 갈비 400g과 콜라 그리고 된장찌개와 공깃밥을 먹고 있다. 고기를 먹으니 술도 주문할 법 하지만 우선 크게 당기지가 않는다. 그리고, 내일 오전의 수영 강습이 걱정되기도 해서 주문하지 않았다.
사실 퇴직 전 한참 스트레스 많이 받을 때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정신과 병원에 몇 개월 다닌 적이 있다. 의사 진단으로는 다행히 알코올중독은 아니고 스트레스 증후군이라고 하셨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트레이닝 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고, 술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긴장이 풀리게 돼서 더 마시게 되는 거라고 설명해 주셨다.
따라서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술을 매우 가까이했었는데, 지금은 스트레스가 거의 제로이기 때문에 술을 마실 이유가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친구와 밤새도록 떠들면서 마시는 술은 지금도 맛나지만, 회사 다닐 때 스트레스 해소 차원으로 마셨던 그 독주들은 이제 내 인생에서 아주 멀리 가버린듯하다. 매우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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